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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렘 지구 산책을 끝내고 다시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돌아왔다.

 어제는 해가 넘어갈 때 방문하고, 밤에 방문해서 이번엔 아직 노을 지기 전 시간에 방문해보았다. 이 날은 어제와 달리 안개도 안끼고 날씨가 아주 맑았다. 리스본에 와서 정말 많이 느낀거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유럽은 밤이 되기 전까지 은근 할게 없다.... 그 이유는, 크리스마스가 대목인 우리나라의 상점들과는 다르게 유럽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의 설날 추석과 비슷한 개념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체인점이 아니면 문을 웬만하면 닫고 심지어, 이런 대형체인들도 크리스마스 당일(25일)에는 문을 닫는다. 오늘이 성탄절 전야제인 24일 광장은 밤을 준비하기 위해 한창이지만 그 외 상점가들은 생각보다 한산한 편이였다. 

그래도 시아두 지구만큼은 백화점도 열고 옷 가게들이 대부분 크리스마스 세일을 진행하고 있어서 활기찼다. 구글 맵을 돌려보면서 걷던 중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서점이 있다고 하여 방문해보았다. 


왼쪽의 CERTIFICATE(인증서)가 바로 기네스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라는 걸 인증해준 증표이다. 1732년 부터 문을 열었고 안에는 대략 서점의 역사가 전시되었고 당연히 책도 판매하고 있었다.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옛날 서점의 모습들이 사진으로 남아있었다. 되게 동굴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데, 겉에는 영어책들이 많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포르투갈어 서적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딱히 사고싶은 책은 없어서 나온 뒤 가까이에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 가 있길래, 어제 안개가 껴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리스본의 시내 모습을 보고 싶어서 올라가 보았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갈 수 있는 전망대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게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해 질 무렵 리스본의 주황색 지붕을 비추는 노을빛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곳에서도 4월 25일 다리와 예수상을 볼 수 있다. 어제 나는 어제 올라갔던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를 다시 한 번 올라가기 귀찮아서 가지 않았지만, 날이 좋을 때 리스본을 방문하셨다면 꼭 산타 루치아 전망대에서 리스본의 풍경을 보시기 바랍니다.


전망대에서 슬슬 걸어 내려오니 어느덧 저녁먹을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난이도 上 의 식당 찾기 미션이 시작되었다. 구글 맵을 돌려서 가까운 식당 순으로 방문을 했고, 문이 닫혀있는 걸 확인하고, 다시 방문하고 닫혀있고를 반복하다 보니 대략 8번의 시도 끝에 평점도 괜찮고 문을 연 식당이 있었다. 물어보니, 이 식당은 크리스마스 당일 하루만 쉰다고...

비록 나 혼자지만(ㅠㅠ)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분도 내 볼겸 와인 1잔 주문했다. 평소였으면 맥주를 마셨겠지만, 포르투갈이 또 와인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니 와인 1잔 주문했다. 와인은 그냥 웨이터보고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Red or White?" 라고 물어보길래, 레드 와인으로 선택했다.

오늘의 메뉴는 바로 포르투갈식 스테이크!! 이 스테이크의 특징은 기름기가 좀 더 적은 소고기 안심에 계란후라이를 올리고 옆에 있는 감자튀김과 같이 먹는 것. 포르투갈식 스테이크라고 하는데 과연 언제부터 이렇게 먹었을까 궁금하여 구글에 검색해봤더니,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게 대항해시대 선원들의 단백질 보충을 위하여 저렇게 먹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해보였다. 그도 그럴게 기름기가 적은 고기에 계란 후라이까지 얹은걸 보면 이해가 간다.

스테이크의 맛을보고 놀란 점은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사용했는데 퍽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따로 먹어도 맛있는 계란후라이, 감자튀김, 고기를 같이 먹으니 이미 맛은 보장되어 있었다. 나름 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이브기도 하여 괜찮은 식사를 먹고 싶었는데, 성공적인 식사를 한 것 같아 만족스럽게 먹었다. 그리고 직원들도 친절하게 반겨주어 더 좋았던 것 같다.


<식당위치>

"Lisboa Ha Mesa"

☎ : +351 21 012 1186



밥을 먹고 난 뒤 다시 한번 코메르시우 광장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집 근처에 이런 광장이 있으면 매일 갈 것 같다. 앞에 보이는 잔잔한 강을 보며 생각도 할 수 있고, 재미있고 활기찬 기운까지 광장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스본 여행 중에 이 곳을 계속해서 지나치고, 방문했지만 갈 때마다 지루하지 않고 좋았던 기억밖에 없다.



어제는 안개가 껴서 보지 못했던 4월 25일 다리와 예수상의 불켜진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확실히 전야제라 그런지 어제보다 더 많은 인파가 크리스마스 마켓 쪽에 있었다.



여기는 리스본 시내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이다. 호텔 앞에 이렇게 조그마한 광장도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거지만 유럽사람들은 이렇게 광장에 다같이 모여서 쉬거나 웃고 떠들고 즐기는거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여도 말이다.





이렇게 리스본에서의 마지막 밤과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이 깊어져가고 있었다. 내일은 성탄절 그리고 포르토로 이동하는 날이다. 포르투갈을 다녀온 사람들이 나에게 "리스본 보다 포르토가 더 좋더라" 라는 말을 했는데 나는 리스본도 충분히 좋았기 때문에, 다가올 포르토의 모습이 어떨지 기대되는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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